태안 진산리어촌계로 맛조개를 잡으러 가는 날, 지난 연휴 집에서 8시쯤 출발했다가 송탄에서 차를 돌렸다(1차도전실패). 오늘은 아침7시가 되기 전에 인천에서 출발했다. 아침에 문 연곳을 찾다가 허영만 아저씨가 다녀갔다는 "초원식당"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어렸을 적 집밥과 같은 반찬과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애들 먹을게 없어 걱정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된장찌개안에 있는 두부와 다들 맛있게 먹었다. (사장님이 어린 둘째를 위해 김도 주심)
배를 채우고 커피한잔 한 후에, "진산리어촌계"에 도착했다. 오전 11시쯤? 간조 2시간 전 맛조개를 잡으러 들어갔다. 하늘이 흐려서 너무 다행이었다.(흐려도 더웠다.) 미리 구매한 장화를 신고 장갑을 낀 첫째와 둘째는 그물망을 하나씩 들고 갯벌 앞에 섰다. "드디어 맛조개를 잡아보는가" 하는 기대가 제법 컸다.


"진산리어촌계"는 체험비가 어른 오천 원, 아이 삼천 원이고, 우린 4명이서 16,000원에 소금, 호미, 망을 빌리는데 만원을 더 추가해서 총 2만6천원에 입장했다.
엄마는 몸을 푸는 법이 없었다. 인사가 끝나자마자 장화 발로 갯벌을 성큼성큼 밟고 나갔다. 여행 초반엔 늘 제일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조개 앞에서는 누구보다 빨랐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넓디넓은 갯벌 어디를 봐도 맛조개 구멍이라는 게 안 보였다. 첫째가 앞장서서 뻘을 뒤지기 시작했다.
맛조개는 안 보였다. 대신 갯벌이 우리를 붙잡았다.


이 사진이 마지막 사진. 조개를 캐다가 주머니에서 빠진 내 킹갓갤럭시울트라가 갯벌 속에 빠짐과 동시에. 이거 맛조개가 문제가 아닌데? 하고 품 속 깊숙이 핸드폰을 넣었다.
맛조개는 잡았다. 아 이거 재밌다. 예전 배타고 쭈꾸미 잡던 것보다 재미있다.
약간 8자모양의 구멍을 비스듬히 파고 소금을 살살 뿌리면 속에 있던 물이 왈칵 나온 뒤 맛조개가 스르륵 올라온다. 첨엔 맛조개가 다치지 않게 두 손가락으로 살짝 잡고 뽑으려고 했는데, 이게 다시 들어가려는 힘이 어마어마 했다. (내가 빨려들어가는 줄?)
맛조개 손맛을 본 뒤 우리 가족은 네발로 온 갯벌을 기어다녔다.
맛조개도 잡다보니 실력이 늘었다. 첨엔 이 구멍, 저 구멍 다 파느라 힘이 들었는데 1시간 정도 해보니 어떤 구멍이 맛조개껀지 감이 왔다. 한 3시간 했나. 체력이 다한 엄마와 둘째는 먼저 차로 돌아가고 첫째와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30분 더 맛조개를 잡고 철수 했다.

세어보니 40마리 정도. 간단한 세족장에서 몸을 대충 정리한 뒤 집으로 출발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식사를 해결한 뒤 집에가는 길을 검색하니, 집까지 3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나왔다. 찝찝한 몸으로 3시간을 차 안에서 이동하기보다 근처 찜질방에서 아예 여유있게 몸을 풀고 가기로 경로를 돌렸다.
당진에 있는 "서해스파랜드" 에서 한껏 흘린 땀을 씻고 구운계란과 식혜를 마시니 그제서야 다들 표정이 풀렸다.
맛조개는 너무 재밌다. 다만, 반건조오징어 맛이 난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아참, 오는 길에 커피한잔 사려고 들린 "미미커피방앗간". 이 글을 본 사람은 꼭 들르시라. 반드시 가셔야 한다. 가서 '미미크림라떼'와 '양푼미숫가루'를 드셔야 한다.
4인가족 평점
초딩5 모험에게는 100점, 너무 좋아했다. 너무 재밌어했다. 남자는 해루질이 재밌는거 같다.
7살 모아에게는 80점, 3시간을 갯벌에서 노는게 보통일이 아닌데도 재밌었는지 잘 버티더라. 아빠! 여기 맛조개 구멍이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40살 엄마에게는 60점, 저 갯벌 묻은 옷을 다 어떻게 빨지?
44살 아빠에게는 80점, 정말 재밌긴 재밌었는데. 힘들긴 너무 힘들다.
숙소
"없음. 당일치기 여행"
갯벌에 해루질 하러갈꺼면 꼭 1박으로. 해루질 후에 정리를 좀 하고 차에 타야 된다.
조개요리를 좀 할 줄 아는 사람이 가면 1석2조.
차에서 조개비린내가 진동.. 담엔 얼음도 챙기고, 조개통도 챙기고, 소금물도 챙기고, 마실 물도 챙기고, 씻을 샤워시설도 챙기고..





우리 가족의 한마디
아빠, 맛조개가 안 보여.
아빠! 여기 맛조개 구멍이야!